시·군별 5~10명씩 구성…일손부족 농가 ‘단비’
충북도 내년 기간 5개월 확대 운영…시·군 신청

▲ 음성군에서 공익근무를 마친 20대 청년 3명이 생산적 일손 긴급지원반에 참여해 밭 갈기 작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가 전국 최초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농업전문가를 투입하는 ‘생산적 일손 긴급지원반’이 부상과 질병 등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도에 따르면 긴급지원반은 시·군별로 인원을 채용,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와 중소기업의 생산적 일자리에 긴급 투입하는 공공부문 직접 일자리 사업이다.

전체 73명의 긴급지원반을 선발, 지난 10월 중순부터 2개월 동안 시범 운영해 나가고 있다.

당초 11개 시·군별로 6명씩 뽑을 계획이었지만 지원자가 많아 다소 늘었다.

일할 능력이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나 가구소득이 기준중위소득(4인 가구 446만7380원) 이하인 주민들은 긴급지원반에 투입돼 일할 수 있다.

하루 일당은 5만2000원으로, 연차·휴일·임금보전수당과 간식비 등을 더하면 월 180만∼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과 산재보험 등 4대 보험도 제공된다. 각 시·군과 정식 근로계약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 생산적 일손봉사와는 다르다.

지원대상은 재난·재해·부상·질병 등으로 인해 일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와 중소기업, 인력난을 겪고 있는 소농(쌀 1ha, 과수 0.3ha, 화훼 0.1ha, 채소 0.5ha 미만), 소기업(매출액 120억원이하 제조기업 중 명절, 수출물량 급증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업), 여성·장애인·75세 이상 고령농가 등 취약계층이다.

이 사업 참여자들이 힘든 농사일을 척척 잘 해내 농가로부터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일손지원 요청이 쇄도하는 등 도내 곳곳에서 미담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증평에 거주하는 50대 가장 A씨는 지난 봄 실업자가 됐다.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었다.

A씨는 몇 달간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 10월 중순부터 ‘생산적 일손 긴급지원반’에 참여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단양에서 콩을 재배하는 농민 B씨는 지난 8월 말 전치 6주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입원실에 누워 있는 그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퇴원하더라도 거동이 불편할 텐데 3300㎡(1000평)의 밭에 심어놓은 콩을 제때 수확하지 못하면 어쩌나 싶어 노심초사한 것이다.

다행히 B씨의 밭에 긴급지원반이 투입됐고, B씨는 제때 콩 수확을 마칠 수 있었다.

괴산군에 귀농하려고 왔다가 사업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된 50대 남성은 농사일도 배우고 돈도 벌수 있어 좋은 기회를 잡게 됐다며 만족하고 있으며, 조장으로 적극 참여하고 있다.

충주에서 운전을 생업으로 하던 C(64)씨는 현장의 작업 연령이 낮아져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집에서 쉬고 있던 중 긴급지원반 사업에 참여해 생계안정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충주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해 수해로 쓰러진 벼를 그대로 둘 수밖에 없었으나 수확 전 긴급지원반의 손길로 벼 수확을 마칠 수 있었다.

도는 내년에는 농번기 5개월(4∼6월, 9∼10월)간 긴급지원반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확대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에는 최저 시급 7530원이 적용되면서 1인당 월 210만원의 월급이 지급된다.

긴급 일손 지원이 필요한 농가와 기업은 시·군청 경제부서에 신청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오세동 도 일자리기업과장은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참여자가 늘고 곳곳에서 미담사례가 이어지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내년에는 운영기간을 늘려 농가와 기업의 부족한 일손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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