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이어져 안전 문제 발생 확률 높아

▲ 15일 오후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고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수능 연기 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포항 지진의 여파로 16일 치를 예정이던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주일 연기된다. 재난 재해로 수능이 연기된 것은 제도 도입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15일 오후 8시 20분 서울정부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김 부총리는 “포항지역 교육지원청에서 연기요청이 왔다”며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형평성을 감안해 연기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는 포항 지진 발생 직후 “예정대로 16일 수능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수능 관리대책을 지시하면서 상황이 급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포항교육지원청은 “포항 현지 상황은 지진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 수능시험을 치르기 어렵다는 사실을 교육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수능이 천재지변 등으로 연기된 것은 제도 도입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수능이 연기되면서 수시와 정시 등 수험 일정도 순연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소집 역시 다시 실시되며 수험장도 바뀌게 된다. 다만 시험지와 답안지는 각 시·도교육청에 보관되는 만큼 재출제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포항지역에 휴교령을 내리는 한편 그 외 지역의 시험장 학교는 예정대로 휴교를 실시키로 했다. 그 밖의 학교는 한 시간 늦게 등교하게 된다.

이날 전격적인 수능 연기 결정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다소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대체로 “잘 한 결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지진이나 여진으로 수험생의 안전에 위험이 생기거나 시험을 망칠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지진 직격탄을 맞은 포항지역 수험생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수험생은 수능 연기 결정이 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시험 중 지진이라도 나면 시험을 제대로 치르지 못할까봐 걱정이었다”며 “교육부 결정은 잘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수험생은 “내일 수능을 예상하고 문제집을 다 버린 친구들도 있다”며 “주말 논술시험이 예정됐던 대학도 있는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학원에 수험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정리한 참고서와 문제지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교육부는 이날 포항 지진 여파로 수능시험을 1주일 연기를 결정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마음을 잡고 평소대로 컨디션 조절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이 연기됐다고 생각하기 보단 수능이 1주일 남았다고 마인드컨트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시 수능 일주일 전 모드로 돌아가야 한다. 학생들이 공부가 손에 안 잡힐 수 있지만 마음을 다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일부 심약한 수험생은 더 떨리는 1주일을 보내게 돼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을 수 있다. 당장 1주일 공부 계획표를 짜서 실전연습 위주로 실천해 나가면 안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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