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진로교육원 개원 3개월 만 전체학생의 10% 참여
도내 중·고교 30%는 진로활동실 없어…예산지원 필요

▲ 충북진로교육원이 문을 연 지난해 9월 18일부터 같은 해 12월 29일까지 3개월 동안 교육원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1만7000여명에 달했다. 사진은 지난해 진로교육원 개원식 참석자들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진로 체험·교육에 대한 충북지역 학생들의 관심이 큰 반면, 학교 ‘진로활동실’ 구축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학생 진로체험 ‘관심’

2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충북진로교육원이 문을 연 지난해 9월 18일부터 같은 해 12월 29일까지 3개월 동안 교육원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이 1만700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 10일간 추석 명절과 공휴일 등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240여명의 학생이 교육원을 다녀간 것이다.

지난해 도내 학생(2017 충북교육통계 기준·유치원아 제외)은 18만1924명인 것을 감안하면 진로교육원이 문을 연지 103일 만에 도내 전체 학생 수의 약 10%가 진로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셈이라고 도교육청은 설명했다.

진로교육 체험프로그램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 역시 높았다.

진로교육원이 지난해 12월 28~29일 프로그램에 참여한 32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결과 68.3%(222명)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변했고, 26.4%(86명)도 ‘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체험 시설에 대해서도 73.5%(239명)가 ‘매우 만족’, 21.2%(69명)는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충북교육청은 지난해 9월 전국 시·도교육청 중 강원에 이어 두 번째로 진로교육원을 설립했다. 이곳은 진로상담마을과 보건의료마을, 항공우주마을, 로봇기술마을 등 10개의 진로체험마을로 구성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40여개의 진로·직업체험을 할 수 있다.

●학교 70%만 진로활동실 마련

그러나 도내 중·고교생들의 진로·진학활동을 도와 줄 학교 진로활동실 마련은 쉽지 않다.

충북진로교육원에서 한 학생이 전문상담사와 상담을 하고 있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도내 중·고교 211곳 가운데 진로활동실이 마련된 학교는 156곳(73.9%)으로 집계됐다.

2014년 도내 70% 학교에 진로활동실이 마련된 것과 비교하면 3년 동안 4%P 정도 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진로활동실은 진로진학상담 교사가 상주하며 진로·직업수업과 진로적성검사, 진로진학상담 등을 수행하는 전용공간이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전문인력의 도움을 받아 자기 주도적 진로·진학 계획 등을 설계할 수 있다.

중·고교 진로활동실 구축이 더디게 이뤄지는 것은 매년 관련 사업비가 감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3년 도내 학교 49곳에 지원되던 예산은 2014년 32곳으로 줄었다. 2015년에는 예산 자체가 편성되지 않아 단 한 곳도 예산지원을 받지 못했다. 2016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8곳에 지원이 이뤄졌다.

이처럼 소홀한 예산 투자는 성과평가에서도 드러났다. 교육부의 2012년 진로교육 평가에서 도교육청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나마 올해는 예산을 대폭 늘려 22곳에 진로활동실 예산이 지원돼 학생 진로·진학활동 교육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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