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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이제 '불치병' 아니다

기사승인 2018.01.24  17: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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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혈병 치료 어디까지 왔나

글리벡 출사후 10년 생존율 80~90%

급성백혈병은 아직 단기간 성과 미흡

미국서 '급성백혈벙' 표적치료제도 승인
"국내도입 시급, 환자들에 희망 안겨야"


(충청의약뉴스=하은숙 기자) '불치병'으로 인식돼온 '백혈병'의 생존율은 얼마나 될까.
'백혈병'에 걸리면 곧 '죽음'이라는 인식이 강한 병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국의 의료수준에서 '백혈병=불치병' 공식은 유효한가. 결론부터 말하면 '백혈병'은 완치율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현재 10년 이상 생존율이 80∼90%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급성백혈병 치료 성과는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 효과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백혈병은 혈액에 생기는 암이다. 우리 몸의 뼈 중심 부분에 있는 골수는 백혈구·적혈구·혈소판 등의 혈액 세포를 생산하고 성숙시켜 말초혈액으로 공급하는 장소인데, 여기서 백혈구에 이상이 생겨 지나치게 많은 비정상 백혈구 세포가 증식할 때 이를 백혈병이라고 한다.
백혈병성 암세포가 증식하기 시작할 때 초기에 이를 막지 못하면 결국 암세포가 골수를 가득 채우고 말초 혈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진다.

●백혈병 표적치료 효과
세포의 분화 유형에 따라 골수성의 백혈구 생성조직이 무제한으로 증식하는 '골수성 백혈병'과 림프구성 생성조직이 무제한으로 증식하는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나뉜다. 또 병의 진행 속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도 분류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잦은 입원치료와 항암주사치료, 동종조혈모세포이식법 등에도 3∼5년 장기 생존율이 불과 30∼40%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1년에 '기적의 신약'으로 불리는 글리벡이 나온 이후 신세계를 맞게 됐다.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들처럼 글리벡을 매일 먹는 것만으로도 10년 이상 생존율이 80∼9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런 치료 효과는 글리벡이 '필라델피아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억제함으로써 가능했다. 특정 암 유전자만 표적으로 삼는 '표적치료제'가 제대로 효과를 낸 셈이다.
더욱이 글리벡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2차 표적치료제 (2차 티로신카이나아제)를 사용하게 되고, 이는 글리벡에 비해 주요 유전자 반응이 많고 빨라졌음이 증명되어 2차(차세대) 표적치료제로 불리고 있다.
문지영 청주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과장은 “이러한 2세대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를 글리벡 대신에 1차 약제로 사용해 우수한 반응성과 내약성을 보고한 연구들이 소개되고 있고, 1차 요법으로 국내에서도 사용을 허가하게 됐다”며 “초기 치료로서 2세대 티로신키나아제의 허가가 된 시점 이후에 만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 받았다면 글리벡, 스프라이셀 및 타시그나 중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급성백혈병 치료의 한계
급성백혈병은 치료 대상이 될 수 있는 백혈병의 암 유전자 '표적'이 불확실하거나 너무 많아서 만성골수성백혈병과 같은 성과는 단기간에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이러한 관계로 급성백혈병은 여전히 반복적인 표준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치료 등이 필수 코스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들 스스로 장기 입원치료의 고통, 경제적 부담, 심각한 항암치료 관련 합병증 등 수년 동안의 치료 과정을 이겨내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장기 생존율은 답보 상태다.
국제조혈모세포이식등록소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예후가 좋은 급성백혈병 환자들의 경우 3년 생존율이 50∼60% 수준이지만, 예후가 불량한 환자들은 아직 3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지난 40여년간 '3+7'이라는 표준 항암치료법이 바뀌지 않은 탓이 크다.
'3+7' 항암치료법은 두 가지의 강력한 세포독성 항암제를 각각 3일과 7일 동안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 치료에 동반하는 항암제의 치명적인 부작용을 잘 견뎌내야만 비로소 1개월 경과 후 약 70%의 환자가 양호한 반응을 얻어 생명 연장을 기대하는 교과서적인 치료방식이다.
문제는 나이가 많은 환자들일수록 이들 병용 항암제의 반복 투여에 따라 발생하는 치명적인 전신 합병증으로 치료 도중에 상당수가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 과장은 “기준을 세분화해 일부 대상이 되는 환자군의 급성 백혈병에서 효과가 있는 표적치료제가 최근에 보고되고 있으나, 만성 골수성 백혈병처럼 보편적인 환자에게 적용 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는 아니기 때문에 급성 백혈병의 표적치료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등 새 치료개발 시급
인류가 처음으로 줄기세포를 병 치료에 이용하는 시발점이 된 조혈모세포이식은 급성백혈병 치료 성공률을 많이 높이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재발과 이식 과정에서 심각한 치료 관련 합병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망하고 있어 치료법 개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가망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미래 맞춤형 정밀의학이 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무려 4종의 '급성골수성백혈병' 표적치료제를 승인했다. 이는 지난 40년 이상 똑같은 항암제를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투여하던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속칭 '표준치료법'의 대변화를 예고하는 새로운 흐름이다. 급성백혈병도 만성백혈병처럼 정확한 암 표적을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다만, 이들 약제는 아직 국내 임상에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표준치료법으로 사용이 가능한 보험등재 약물도 아니고 그 적용 시기조차도 여전히 미지수다.
문 과장은 “국내에도 표적치료제를 신속하게 도입돼 치료가 잘 안 되는 백혈병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백혈병은 그 각각의 여러 아형이 있고, 그 병의 세부 진단에 따른 예후나 치료법도 다양해져 `조만간 죽는 병‘이라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은숙 기자 hes2028@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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