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두리이비인후과 원장 이은정

어렸을 때부터 텔레비전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방송 중 하나는 어려운 이들의 사연을 소개하고 후원을 청하는 방송이다. 연말이 되면 더 자주 보이는 가슴 저리는 사연들. 그런 사연들은 시간이 흐르고 흘러도, 세상이 바뀌고 바뀌어도 방송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 나라에서건 사회의 사각 지대란 존재할 수밖에 없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 실현되고 있어도 100% 만족되는 결과는 존재하지 않기에 그런 사연들이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수는 없겠다.
하지만 현재 우리 사회는 그들의 위한 정책과 실천을 위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할 때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한된 재원을 가장 공평하고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법은 다수를 위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원칙에서 벗어나 이뤄져야 하는 분야는 복지 의료다.
대형 사고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경우 우선 처치를 받아야 하는 순서를 정하게 되는 가슴 아픈 순간이 있다. 사람의 생명이란 누구에게나 소중하고 그 생명의 가치는 경중을 가릴 수 없지만 모든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이 동시에 갈 수 없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을 정할 수밖에 없다.
복지 의료의 혜택이 다수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 온당하다. 하지만 제한된 재원을 생각한다면 우선순위에 따라 먼저 시행돼야 하는 것도 있다. 그 순서의 최우선에 있어야 하는 것은 장애인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으로 태어났으나 삶의 과정 속에서 장애인이 되었을 때, 혹은 장애인으로 태어났을 때, 그 때부터 이후의 삶의 불행하지 않도록 보장해주는 나라. 그 것이야말로 진정한 복지 선진국가라고 생각한다
지금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를 붙잡고 “당신의 자녀가 장애인으로 태어난다면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요?”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
다양한 대답 속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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