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행정 책임자로 깊이 사과…사고수습·지원 대책마련 최선”
유족대책위 “추모비 건립…맞춤형 매뉴얼·소방체계 개편” 요구

▲ 15일 제천체육관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참사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유족 지원 대책 등을 밝히고 있다. <제천 장승주>

(동양일보 장승주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15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와 관련해 공식 사과하고 소방 인력·장비 보강 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또 “법적 책임을 질 상황이 된다면 법적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날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행정과 도정의 책임자로서 참담한 사고를 당한 유가족과 부상자는 물론 제천시민, 도민, 국민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다.

그는 “지난 11일 발표된 소방합동조사단 조사결과 소방공무원들의 지휘 책임과 대응부실, 상황관리 소홀 등이 밝혀진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충북도, 중앙정부, 제천시와 협의해 사고수습 및 지원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유가족(부상자 포함)을 위해 구호비 및 장제비 지원을 적극 검토하고, 생업 단절 유가족 생계지원, 유가족 돕기 성금 모급, 재난 심리회복 지원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현장 대응 소방조직 등 인력을 보강하고, 통합 재난대응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무선통신망 및 다목적 소형 사다리차 등 소방장비를 보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 건축물 외부마감 불연재 사용규정 개선, 필로티 구조건축물 출입구 설치기준 마련, 무창층 구조건축물 소방대 진입창 설치, 불법주차 강제 견인, 골든타임 확보 소방차 우선 신호제 도입 등 제도개선 과제들에 대해서도 중앙 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로 침체된 제천지역 경기회복 등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 유가족대책위원회 류건덕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친 이 지사에게 “수많은 희생자를 낸 참사에 대해 도의적으로 머리 숙여 공개 사과를 했는데 ‘법적 책임까지 지겠다’는 의미인지 명확히 밝혀 달라”고 답변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법적 책임을 질 상황이 되면 책임을 질 수 있다”며 “나중에 법적 책임을 질 상황인지 여부를 따져 보고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유족대책위는 “현재의 충북 소방의 인력과 장비, 소방체계로 다시 화재·재난이 나면 인명을 구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며 “앞으로 제천 화재 참사와 같은 재난에 대한 예방으로 충북에 맞는 맞춤형 매뉴얼과 소방체계의 개편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수습의 일환으로 제천시와 협의해 제천 인근에 고인과 유가족들을 위한 추모비를 세워 달라”며 “이는 고인을 기억하고 다시는 동일한 참사가 재발해선 안 된다는 의미로 교육의 장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추모비 건립은 현재 여러 가지로 검토하고 있다”며 “제천시와 시민이 동의하면 도가 협의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소방체계 개선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해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내용에 충족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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