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기 원장

  흔히 심한 감기를 독감으로 알고 있지만 감기와 독감은 다른 병이다. 독감은 인플루엔자라고 하는 바이러스 병원체에 의해 생기며 증상이 보통의 감기보다 훨씬 심하고 특징적이다. 고열과 근육통, 오한이 생기면서 전신 증상이 나타나는데, 어린이나 노인, 만성병을 앓고 있어 몸이 허약해진 경우에 잘 걸린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라는 병원체에 의한 호흡기 질환이다. 이 바이러스의 표면에는 병을 유발하는 돌기가 있는데 이들 돌기의 종류에 따라 A, B형으로 나뉜다. 또 돌기내부에서도 변이가 일어나 매번 다양한 종류의 바이러스로 변신을 하여 예전에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증상을 보면 감기의 경우엔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정도가 대부분이지만 독감은 근육통, 오한, 심한 기침 등 심한 전신 증상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A형의 경우엔 급작스럽게 발병하며 두통, 근육통, 피로감 등이 심하고, 코막힘, 후두 건조증, 목소리 변화, 마른기침, 식욕감퇴, 구토, 불면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감기인줄 알고 하루 이틀 지내다 증상이 심해져 고통스럽다면 병의원을 방문하여 독감검사를 받아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신속항원검사라는 검사법이 흔히 쓰이는데 면봉으로 콧물을 묻혀 하는 방법으로 수월하고 빠른 시간 안 에 검사가 가능하다.

   독감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약물치료를 받게 된다. 약효는 우수하다고 평가할 만큼 좋다. 대개 투약 1-2일 내 고열과 근육통이 소실되며 고통스러운 증상들이 경감된다.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독감은 접종한 후 2주 후부터 효과를 볼 수 있고, 한 달 뒤에는 항체가 최고에 도달한다. 한 번 접종하면 수개월간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가을에 접종을 하면 독감의 유행 시기 동안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독감은 보통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많이 발생한다. 접종은 늦어도 11월 말 까지는 해주는 것이 좋다.

   접종을 하면 독감이 완전히 예방되는지 궁금해 한다. 그러나 완벽한 예방 효과를 말 할 수는 없다. 독감 접종은 올 겨울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서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유행하는 독감 종류와 백신이 일치하면 효과가 좋고, 아닐 경우는 효과가 떨어진다. 접종을 한 경우는 보통의 경우 80-90% 정도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접종 후 독감에 걸렸다 해도 비교적 가볍게 넘어갈 수 있고 합병증의 위험성도 덜하다.

  인플루엔자는 ‘천체의 영향’이란 뜻을 지닌 이탈리아 말이라고 한다. 우리식으로 하면 하늘이 노했다고나 할까. 오래전 병의 원인이 규명되기 전에  붙여진 명칭인데 얼마나 고통스러운 증상을 보이면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싶다. 올해도 어김없이 독감이 찾아왔다. 바빠지는 진료실 풍경이 독감주의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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