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본부 “건물 1층주차장서 불길…탈출로 막혀 피해 커져”
목욕탕·헬스클럽·골프연습장 등 갇혀있던 수십명 인명피해
건물 외벽 매달렸다 구조…에어매트 뛰어내려 목숨건지기도

▲ 21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피트니스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일부 이용객들이 빠져나오지 못한 채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되지 못한 이용객의 지인이 오열하고 있다

(동양일보 장승주.이도근 기자)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21일 오후 3시 50분께 제천시 하소동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 공사를 하던 1층 주차장에서 치솟은 불길과 검은 연기는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다. 건물 내부 목욕탕과 헬스클럽, 골프 연습장 등에 있던 수십 명이 갇히거나 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진화작업 중 건물 내부에선 ‘펑’‘펑’ 폭발음이 들렸다. 현장에선 1층 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차량이 열기로 녹아내린 모습을 봤다는 목격담도 들려왔다.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도 진입로인 1층의 화염 때문에 인명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건물 안에 있던 20여명은 옥상으로 대피했으나 출동한 사다리차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구조작업이 늦어졌다. 그러는 동안 옥상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아래로 뛰어내리는 등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 목격자는 “건물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눈뜨고 볼 수 없는 광경”이라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건물 안에 있던 한 남성은 다행히 건물 창문으로 빠져나와 외벽에 매달려 있다가 구조됐다.

또 다른 남성은 119소방대가 설치한 에어매트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옥상에 있던 사람들은 이삿짐업체 사다리차로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건물 2~3층에는 목욕탕, 4~7층에는 헬스클럽, 8층에는 음식점이 있어 인명피해가 컸다.

화재 소식이 전해지자 시설 이용자 가족들도 현장으로 달려와 발을 동동 굴렀다.

건물에서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연기가 뿜어져 나오자 한 남성은 “아내가 2층 사우나에 갇혀 있다”며 소방대원들에게 “어서 구해달라”고 울부짖었다.

한 시민은 “지인이 무사한지 확인하기 위해 부상자 등 신원을 확인하려 해도 당국은 알 수 없다고만 해 불안한 마음에 현장에서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신고가 접수된 뒤 화재진압 차량과 구급차 20여대 소방인력 50여명, 헬기 2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지만 많은 양의 연기와 유독가스가 발생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화재 발생 2시간 여 만인 오후 5시 40분께 큰 불길을 잡은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 수색에 들어갔다.

충북도소방본부 관계자는 “건물 안에 유독가스가 차 있어 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추가 사상자가 없는 지 수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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