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여경 강압감찰 논란 속 직원 사기진작에 긍정 효과
“내년 승진 경쟁 더 치열” 만성적 인사적체 고민은 계속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 충북에서 4년 만에 복수 총경 승진자가 발표된 지난 18일 A경정은 되레 깊은 고민에 빠졌다. 선배 경찰관들의 승진 소식이 충북경찰 전체적으로는 기쁜 일이지만 앞으로 승진 레이스에 들어가야 할 자신의 입장에선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A경정은 “올해는 복수 승진자가 배출됐지만 앞으로 계속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내년 인사에서 ‘주력’으로 구분될 승진 후보들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해마다 연말이면 전국 12만 경찰관의 눈과 귀가 온통 인사에 쏠린다. 지난달 이철성 경찰청장의 사임설이 불거진 뒤 경찰 내부가 술렁인 사례는 경찰조직이 인사에 얼마나 민감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최근 경찰 총경 승진 인사발표를 놓고 충북경찰 내부에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4년 만의 복수 총경 승진자 배출에 성공한 충북경찰은 크게 반색하고 있으나 고질적인 경정 인사적체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을 지에는 의문부호가 나오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2018 총경 승진임용 예정자 86명의 명단에 충북에서는 이유식(55·경사특채) 청주상당경찰서 정보과장과 박봉규(53·경사특채) 충북경찰청 정보4계장이 이름을 올렸다.

충북은 2007년과 2014년을 제외하면 매년 총경 승진자가 1명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며 충북경찰 내부에선 인사적체에 대한 불안심리 등으로 어수선했다. 충주 여경 강압감찰 의혹과 관련, 충북경찰청이 개청 이래 처음으로 압수수색을 당하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충북경찰이 받은 충격은 컸다.

이런 상황에서 4년 만의 복수 총경 승진자가 배출돼 충북경찰의 사기 진작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장의 경우 충북에선 처음으로 지방청 소속이 아닌 일선 경찰서 소속으로 ‘경찰의 꽃’을 달게 돼 기쁨이 더했다.

음성 출신으로 고향인 충북청장으로 최근 부임한 남택화(58·간부후보 35기) 청장이 첫 행보로 여경 유족을 찾은 데 이어 조직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총경 승진 확대에 노력한 결과물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충북청은 이번 복수 총경 승진자 배출로 만성적인 경정 인사적체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당초 올해 충북청내 후보군으로 꼽히던 9명 중 2007년 경정 승진해 ‘구제’로 구분됐던 이 과장과 2008년 경정 계급장을 단 박 계장이 승진하면서 내년 총경 승진 레이스가 더욱 치열해 질 것이란 의견도 있다.

내년 ‘주력’으로 구분되는 총경 승진 후보군에는 △2010년 정경호(48·순경공채)·백석현(50·경찰대 6기)·이우순(48·간부후보 45기)·안효풍(53·순경공채) △2011년 강석구(53·순경공채)·김경태(46·순경공채)·변재철(47·경찰대 9기) 등 7명이 물망에 오른다. 2012년 ‘발탁’ 인원을 포함하면 내년엔 15명 안팎의 경정들이 충북청에 배정된 1~2자리 총경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경쟁을 치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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