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주요 예산삭감 사업 올해 주요 성과로 꼽아
‘예산 되살리기’ 타당성 확보 위한 우회적 홍보 전략
시민사회단체 연계 등 통한 찬·반 대리전 갈등 심화도

▲ 충북도의회 상임위에서 칼질 당한 도교육청의 내년도 핵심 예산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했다. 도의회 예결위는 7일 내년도 도교육청 예산안 2조5332억원 중 21개 사업 27억1236만원을 삭감해 본회의로 넘겼다. 이는 지난 5일 교육위 심의에서의 삭감내역과 동일하다. 7일 충북교육연대 회원들이 도의회 앞에서 교육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내년도 주요 핵심 예산 대부분이 칼질 당한 충북도교육청이 예산 되살리기를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10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내고 올해 가장 주요한 성과로 충북형 혁신학교로 불리는 행복씨앗학교를 바탕으로 확산한 ‘학교문화 혁신’을 꼽았다.

도교육청은 행복씨앗학교가 도입된 뒤 지시·통제 중심의 학교문화가 대화·토론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하고, 행복교육지구 사업이 추진되면서 지자체와 지역주민, 교육청이 함께 지역교육을 만들어 가는 풍토가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옥천행복교육지구가 중·고교생과 학교 밖 청소년 등에게 버스비를 지원한 사례를 들며 “내년에는 지역별로 창의적이고 다양한 행복교육 기반이 마련되고, 지역 정주여건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진로교육원과 특수교육원 설립을 비롯해 현재 추진 중인 다문화교육지원센터와 마음건강증진센터 설립도 ‘함께 행복한 교육여건 마련’ 성과로 제시했다.

이번에 도교육청이 꼽은 주요 성과 대부분이 지난 7일 열린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삭감된 사업이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의 주요 성과 홍보는 삭감된 주요 사업비에 대한 예산 부활을 위한 타당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는 게 지역 교육계 안팎의 해석이다.

앞서 도의회 예결위는 지난 7일 3차 회의에서 상임위인 교육위로부터 넘어온 내년도 도교육청 예산안 2조5332억원 중 21개 사업 27억1236만원을 삭감해 본회의로 넘겼다.

특히 지난 5일 교육위 심의에서와 같이 ‘행복’, ‘혁신’, ‘민주시민교육’ 이름이 붙은 이른바 ‘진보교육감표 예산’이 집중 삭감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찬·반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교육위 예산삭감이 이뤄진 지난 5일 충북시민단체연대회의와 충북교육발전소 등이 도교육청을 통해 예산 복원을 촉구하는 성명과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예결위에서도 관련 예산이 그대로 삭감돼 본회의로 넘어가자 도의회 규탄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전교조 등도 항의집회 등 실력행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교육시민단체협의회 등 ‘예산삭감’에 찬성 입장을 보였던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은 이들 단체의 행동에 대응해 성명전과 집회 등을 펼칠 예정으로 전해지면서 예산삭감을 둘러싼 찬반 갈등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예결위 심사·계수조정을 거친 예산안은 오는 14일 도의회 360회 정례회 3차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 도교육청 핵심 사업 예산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찬스인 셈이다. 그러나 도의회 의석 30석 중 17석을 한국당이 차지하는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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