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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언행일치의 어려움<최태호>

기사승인 2017.11.23  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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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호 중부대 교수

(최태호 중부대 교수)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에게 녹색신호일 때는 길을 건너고, 빨간 신호일 때는 서서 기다리라고 가르친다. 집에 가도 어머니는 동일하게 가르치고 있다. 빨간 신호일 때 건너면 큰 일 나는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아이들을 겁주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와 함께 시장에 가는 것을 보면 말과 전혀 다른 것을 본다. 틀림없이 빨간 신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소리치면서 빨리 뛰라고 한다. 그러면 아이들의 정체성에 문제가 생긴다. 틀림없이 엄마가 가르칠 때는 신호가 바뀔 때까지 서서 기다리라고 해 놓고 막상 본인은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소리를 치고 있으니 머릿속이 복잡해 질 것이다. 건너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나 빨리 건너라고 소리치는 엄마가 무서워 결국은 뛰어 건너고 만다. 잘못된 교육의 단면이다. 어른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일상을 보면서 자라고 그대로 따라한다. 그래서 기초질서 교육이 중요하다. 이것이 가정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 베이비 부머 세대는 정말로 먹고 살기 힘들었다. 산에 가서 탄피를 주워 엿 바꿔 먹으며 자랐다. 그래서 다른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이 경제적 성장만을 꾀하고 살았다. 그 결과 나라가 기형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먹고 사는 것은 걱정이 없을지 몰라도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나만(혹은 내 가족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사고가 뿌리를 내렸고 그렇게 자녀를 키웠다. 어려서 이웃과 나누던 새참도 없어졌고, 식당에 가면 서로 먼저 밥값을 내겠다고 우기던 풍경도 사라졌다. 개중에는 지갑을 두고 왔다거나 구두끈을 천천히 매면서 밥값내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타인을 배려하여 스스로 내기를 자처했었다. 필자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였다. 가능하면 후배, 호봉 낮은 사람, 제자 등과 같이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는 절대로 밥값을 내지 않게 하였다.(지금은 선거법으로 인해 그나마 할 수 없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21세기에 접어들고 보니 초봉 26만원 받았던 그 시절보다 별로 좋아진 것이 없어 보인다. 세상이 더 싸늘해져 가고 있다. 이게 모두 우리 기성 세대의 잘못이다. 우리가 잘못해서 지금 나라가 혼란에 빠져 있다. 모범을 보여주지 못하고 한 쪽으로 기울게 나라를 발전시킨 결과다. 권력을 잡으면 부패한 사람이 되어버렸고, 권력을 잡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자행하였다. 마치 자신은 신호를 지키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신호 지키라고 가르치는 엄마와도 같았다. 과거의 관행은 이제 범죄가 되는 세상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자신과는 무관한 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도 많다. 자기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화살이 날아오기도 한다. 요즘 정가에서 부는 바람이 이와 같다. 어느 당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고, 어느 당은 해산 위기에 직면해 있으면서 살아나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로 인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갈팡질팡하기도 한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당적을 보유한 것도 흔한 일이 되었다. 친지의 권유에 의해 모 당에 가입했는데, 또 지인이 권유하니 거부하지 못하고 다른 당에도 가입을 한다. 그 놈의 정 때문에 이중, 삼중의 당적을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특히 세종시는 아직 인구가 많지 않다 보니 조금만 움직이면 다 아는 사람이고, 바로 소문이 난다. 몹시 조심스럽게 행동하지만 그래도 옷깃스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 가운데 서 있으면 바람이 세다. 여기저기서 원망의 소리도 들린다. 전혀 관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회오리바람 가운데 서 있게 된다. 필자는 정당과 관련이 없다. 정당에 가입할 수도 없다. 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물론 살다보면 조금 더 친한 정당은 있을 수 있지만 특정 정당을 옹호하거나 비방하지도 않는다. 사실 정당은 불가근불가원의 관계에 있다. 멀리 하자니 지인들이 싫어하고, 가까이 하자니 특정 정당인이라는 소문이 금방 난다.

필자는 평생 교단에서만 살아왔기에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다. 조금만 잘못해도 구설수에 오르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녹색 신호에 건너라고 하고 본인은 빨간 신호에 건널 수는 없다.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하면서 술 마시고 운전할 수도 없다. 앞으로의 경쟁시대를 살아갈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이여! 결코 헬조선은 아니다. 누군가 고난의 세월을 겪고 오늘을 건설했듯이 그대들이 고생하여 훗날 대한민국이 세계의 으뜸이 되었다고 자랑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한국인은 저력있는 민족이기 때문이다. 금 모으기운동으로 IMF도 금방 극복했고, 세계에 유래없는 발전을 이룩한 전례도 있으니 우리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어른들이 신호위반한다고 투덜거리지 말고 스스로 지켜나가면 끝내 이룰 것이다.

최태호 dynews@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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