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꽃’ 매년 1명 배출 그쳐…인사적체 등 심각
경쟁 탈락 경정, 계급정년 걸리며 40대에 옷 벗기도
2008~2010년 ‘주력’ 5명 물망…“지역안배 인사 필요”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인사가 다가오는 가운데 충북경찰이 해마다 반복되던 ‘인사홀대론’에서 벗어나 승진자 정원을 2명 이상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청 정기인사는 지난달 심사·검증에 이어 이달 하순~다음달 초순 치안감과 경무관 승진·전보가 단행되면 다음달 중순께 총경 승진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경 승진의 객관적 지표인 경정급 근무성적평정(근평) 산정 작업도 지난달 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경찰서장에 해당하는 ‘총경’은 고위 간부로 진입하는 첫 걸음이어서 ‘경찰의 꽃’으로 불린다.

총경 승진 시기가 다가오면서 다른 지방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승진으로 인사적체에 시달리는 충북경찰은 올해 인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충북청의 부족한 치안수요 확보 필요성이 크고 치안성과가 두드러지는 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역 균형 인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경 승진대상자는 전국 지방청 인원과 성과, 규모 등에 맞춰 지역별로 배정된다. 경찰공무원 승진임용 규정에 따라 근평과 경력평정 결과를 바탕으로 선발 예정 인원의 5배수 안에 포함돼야 총경 자리를 바라볼 수 있다.

충북청은 2007년과 2014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1명의 총경승진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영충호 시대’ 충청권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충북청과 규모가 비슷한 전북청과 강원청에 비해서도 적은 숫자만 배정되며 ‘충북 홀대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도 지역별 총경 승진자는 대구 4명을 비롯해 전북 3명, 강원 2명 등인 반면 충북은 1명에 그쳤다.

이에 따른 충북경찰의 만성적 인사적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국의 총경 승진 대상자 대부분이 2010년 경정 승진자가 ‘주력’이나 충북은 이보다 1~2년 늦게 구분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총경 경쟁에서 탈락한 일부 경정들이 계급정년 제한에 걸려 4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속속 옷을 벗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충북경찰은 올해 각종 치안지표가 전국 상위권에 오르는 등 각종 치안성과에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청주지역 등 도내 곳곳의 치안수요 부족 등에 따른 총경 승진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총경승진자의 60% 이상이 본청과 서울청 등 수도권에 쏠렸으나 지방분권·자치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되는 이번 인사에서 지역출신을 우대하거나 지역 안배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도 충북경찰의 기대감을 높이는 한 요인이다.

다만 올해 총경 승진 인원은 지난해 86명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2013년까지 70명 수준을 조금 웃돌던 승진 인원은 2014년 89명, 2015년 86명, 2016년 86명 등 80명 수준에 고정돼 있다.

누가 승진할지도 관심이다. 올해 충북청 내 총경 승진 후보는 2007~2011년 경정 계급장을 단 9명이다.

△2007년 이유식(55·경사특채) △2008년 박봉규(53·경사특채)에 이어 △2010년 정경호(48·순경공채)·백석현(50·경찰대 6기)·이우순(48·간부후보 45기)·안효풍(53·순경공채) △2011년 강석구(53·순경공채)·김경태(46·순경공채)·변재철(47·경찰대 9기) 등이 물망에 올라 있다.

이들 가운데 2008~2010년 경정승진자 5명이 ‘주력’ 후보다. 2007년은 ‘구제’, 2011년은 ‘발탁’에 해당된다.

충북청 한 관계자는 “매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인사가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지역 경찰의 인사적체 해소와 지역 안배, 사기진작 차원에서 인사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대전경찰청을 방문한 이철성 경찰청장은 ‘총경 승진 홀대론’에 대해 “객관적인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5배수 대상자가 4명을 넘지 않기 때문인데 대표적인 게 충북, 대전, 강원 등”이라며 “한 명의 정원만 내려주는 것이 마음 편치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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