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K’가 청주공항을 모기지로 해 출범을 원하고 있지만 정부 반응이 아직까지 시큰둥하기만 하다.

에어로K가 6월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를 신청했는데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심사를 미루고 있다.

정부가 고심하는 이유는 많지 않아 보인다.

국내 LCC는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현재 6개사가 운항하고 있다.

여기서 더 허가를 내 준다면 업계 혼탁과 제살깎기식 운영으로 인한 경영난이 우려된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정부가 이런 고민을 하게 된 데는 물론 기존 항공업계의 반발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해 지난달 27일 열린 8개 국적항공사 임원과 에어로K, 플라이양양 등 신규먼허 신청 2개 LCC 사업자 대표 간 비공개 토론회는 기존 항공사의 불만이 고스란히 비쳐지면서 난상토론장이 됐다.

기존 항공사는 인력과 공항 슬롯이 부족하다는 표면적 이유를 먼저 들었다.

사실 신규 사업자의 진출은 그만큼 승객을 빼앗는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기존 업체의 이러한 ‘내땅 사수’ 노력은 진입을 시도하는 신규 업체와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장벽을 둘러치고 자신들의 밥그릇만을 챙기려는 속셈은 여간 씁쓸함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는 쪽은 소비자다.

항공료부터 기내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경쟁이 더 많아질수록 승객들이 얻는 이익은 커진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기존 항공업계의 목소리만을 귀담아 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항공업계의 선의의 경쟁은 항공서비스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데 역할을 한다는 점을 정부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에어로K의 국제 항공운송사업자 면허 신청이 하루라도 빨리 받아들여져야 한다.

에어로K의 출범은 단지 1개의 저가항공사가 더 등장한다는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에어로K는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다는 점이 여타 항공사와 다르다.

청주공항은 정부 청사가 입주해 있는 세종특별자치시의 관문공항 역할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 주요 인사들이 입국할 수 있지만 청주공항을 통해 오게 된다면 세종정부청사에 닿는 시간이 상당히 절약된다.

정부 기관 인사들의 출국도 마찬가지로 인천공항까지 가는 불편함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청주공항은 세종시뿐 아니라 대전과 충북, 충남, 전북, 경북 등 중부권을 아우르는 거점공항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면에서 다른 공항과는 차별화되는 면이 적지 않다.

우리는 정부가 에어로K의 출범을 단순한 신규 LCC 진입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청주국제공항의 활성화라는 거시적 관점에서 국가와 지역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지를 깊이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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