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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20만원에 발목 잡힌 괴산군<김영이>

기사승인 2017.09.26  21: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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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이(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 김영이(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요즘 아는 몇몇 괴산사람들을 만나면 얼굴이 밝지가 않다. 법의 심판대에 선 군수가 또 불명예 퇴진 전철을 밟지나 않을까 걱정돼서다.
1995년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제가 도입된 이후 22년, 6기가 지나는 동안 배출된 괴산군수는 총 4명이다. 이중 김문배 전 군수를 제외한 3명이 타의에 의해 물러났거나 물러날 위기에 놓인 게 괴산군의 현실이다.
어찌 이 지경이 됐는지 괴산사람들은 답답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전 군수의 낙마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현 군수마저 중도하차 처지에 놓였으니 지역 분위기는 뒤숭숭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주민들은 인구도 얼마 안되는 좁은 지역에서 서로를 씹고 씹는 풍토가 불명예 악순환만 계속해서 가져 오는 게 아니냐고 탄식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실정법 위반 앞에서 어찌 할 방도를 찾지 못하고 속수무책인 게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청주지법은 지난 22일 공직선거법위반과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나용찬 괴산군수에게 당선무효형인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나 군수에게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으며 상급심에서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나 군수는 군수 직을 잃게 된다.
나 군수는 지난해 12월14일 선진지 견학을 떠나는 자율방범대 한 여성 간부에게 “커피 값에 쓰라”며 찬조금 명목으로 20만원을 준 혐의(기부행위 금지)로 기소됐다. 또 이 사실이 폭로되자 지난 3월31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돈은 “빌려 준 것”이라고 발표한 혐의(당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가 추가됐다.
재판부는 이 두 개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비록 액수는 적지만 후보자 본인이 직접 돈을 건넸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고 기자회견 형식의 허위사실 공표도 선거에 미친 영향이 컸다고 판단했다. 
우리는 검찰이 기소한 이같은 혐의를 법원이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고 해서 그 자체를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법적 근거에 의한 검찰과 법원의 판단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도 설명했듯이 건넨 금액이 소액인 점이 감안된 양형이 나왔다면 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괴산이 처한 현실적 상황 때문이다. 똑같은 죄라지만 액수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지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괴산은 그동안 선거로 인해 지역 분위기가 갈갈이 찢겨졌다. 단체장의 중도낙마로 치러진 보궐선거는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선거엔 상대가 있기 마련이고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물고 늘어지기만 한다면 화합은 커녕 상생도 물 건너 가게 된다.
특히 괴산을 상전벽해(桑田碧海)로 만든 전국 첫 무소속 3선 신화의 주인공인 임각수 전 군수의 중도낙마는 결정적이다. 괴산엔 2009년 중원대학교와 2011년 육군학생군사학교가 들어오면서 인구 증가는 물론 지역발전의 호기가 됐다. 하늘만 빼꼼한 이 지역에 유명 햄버거 체인점이 들어서 전국 최고의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당구장과 커피샵, 호프집은 성업 중이다. 중원대와 군사학교가 들어서기 전에는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또 괴산읍내 초입에 들어선 고층아파트는 괴산을 ‘도시냄새’ 나게 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하지만 임 전 군수가 오랜기간 검찰 수사와 재판을 거치면서 구속→석방→구속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것은 군정공백에 치명적이었다. 구심점을 잃은 괴산군정이 삐걱거리고 그것이 지역안정을 해치는 불안요소로 작용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는 사이 중원대는 학생 기숙사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심지어 인근의 비행장을 두고 경남 사천까지 가 항공학과 학생들이 실습교육을 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르자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심지어 지역의 비협조와 배타적 분위기에 수백억원을 들여 괴산에 둥지 튼 것을 후회한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타 지역 이전설까지 솔솔 나온다고 한다.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지역의 관심이 온통 선거와 수사, 재판에 쏠리고 민심이 갈린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나마 군정의 고삐를 쥐어가며 지역안정을 찾아가던 사람이 보궐선거로 임 전 군수의 바통을 이어받은 나 군수다. 그런데 그도 ‘20만원’에 발목이 잡혔다. 정치생명을 건 긴 법정싸움을 하는 동안 지역혼란은 또 불가피해질 것이다. 역대 민선군수 4명중 3명이 법정에 선 괴산군. 반목은 멀리하고 구겨진 청정괴산 이미지 회복에 모두 나설 때가 됐다.     

동양일보 dynews@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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