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이현민(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아이들의 경우 어떤 종류의 통증을 느끼고, 얼마나 아픈지 명확히 표현이 어려운 탓에 부모는 아이의 질병을 간단한 것으로 여기고 지나치기 쉽다. 특히 복통의 경우, 장염을 단순한 설사로 오인하다가 아이의 고통을 장기화시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장염을 앓게 되면 기본적 증상으로 설사가 나타난다. 정상적인 대변은 1주일에 최대 3회, 수분 함유 비율 60~80%, 양은 100~150g인데, 기본적으로 대변의 양이 150~300g으로 증가하면 설사로 판단한다. 물론 설사의 원인은 매우 다양해 이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무조건 장염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원인에 따라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우선은 12시간 내지 24시간 동안 물이나 보리차 등만을 마시고 죽이나 밥으로 단계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는 방법을 써볼 수 있다. 그럼에도 계속 설사가 멈추지 않으면 의사의 진찰을 받도록 해야 한다. 음식물에만 좀 더 신경 써도 발병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시기에 관계없이 아이들이 섭취하는 음식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외식을 하는 경우에도 부모님들의 관심 어린 관리가 필요하다. 음식을 지나치게 많이 준비하면 소비 속도가 느려지므로 요리를 할 때 적절한 양만 준비하는 것이 좋다. 냉장고를 지나치게 믿는 것은 좋지 않다. 가능하면 그날 만든 것은 그날 먹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장염 이외에도 다양한 질병이 복통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드물게는 급성충수염에 걸려 복통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아이가 3시간 이상 고통을 호소하면서 다리를 굽히고 배를 못 만지게 한다. 소위 장이 꼬였다고 표현하는 장중첩증을 앓으면 지속적으로 구토를 하면서 포도잼 같은 변을 본다. 또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배가 아프다고 이야기한다.
이를 포함해 기본적으로 1세 전후의 아기가 배가 몹시 아픈 것처럼 보채고 울 때, 복통이 5분 정도 나타나다가 한동안 조용해지기를 반복하면서 포도잼 같은 변을 볼 때, 배가 아프다며 초록빛을 띤 노란 물을 토할 때, 배에 손을 못 대게 할 정도로 아파할 때, 사고를 당한 후나 배를 맞은 후에 심한 복통을 호소할 때, 복통 부위가 사타구니 부근이거나 고환부근 또는 우하복부일 때, 과거에 복부를 수술한 적이 있는 아이가 또 다시 배가 아프다고 할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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