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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 씨름부의 도전 “으라차차 우리의 꿈은 천하장사”

기사승인 2017.08.20  18: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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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도자 문제 홍역 치른 뒤 청주지역 씨름명가 부활 날갯짓
올해 시즌 2관왕 달성…2009년 이후 8개 전국대회서 우승
넉넉지 않은 예산·선수 수급 지장 우려까지…위기감도 커져

   
▲ 청주동중 씨름부가 경기장 안팎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천하장사의 꿈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청주동중 씨름부 권오현 감독과 김경운 지도교사, 선수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어린 시절 학교 운동장 한켠에는 꼭 모래판이 있었다. 여자아이들의 소꿉놀이 공간이며 사내아이들이 서로 몸을 부대끼며 씨름을 펼치던 승부의 공간이다.

민족 고유의 스포츠로 불리는 씨름은 그 역사도 오래됐다. 1447년 편찬된 ‘석보상절’에는 ‘실흠’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바로 씨름을 뜻한다. 긴 역사만큼 씨름은 사랑받는 종목이었다. 1980~1990년대 ‘씨름황제’ 이만기, ‘모래판의 신사’ 이준희, ‘인간기중기’ 이봉걸에 이어 강호동까지 천하장사는 스타 중의 스타였다. 

그러나 요즘 씨름의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모래판을 갖춘 학교도 찾아보기 어렵다. 어린 학생들에게 씨름은 명절에나 볼 수 있는 ‘옛날 스포츠’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씨름이 여전히 미래의 스포츠라며 모래판 위에서 힘과 기술을 갈고 닦는 이들이 있다. 한 여름 더위 속 ‘까까머리’로 훈련에 한창인 청주동중 씨름부가 그 주인공이다.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청주동중 씨름부는 권오현(36) 감독과 김경운 부장(지도교사)을 중심으로 봉중균(3년)·배재환(3년)·유경준(3년)·임주성(3년)·김건우(2년)·홍준혁(1년)·남승완(1년) 등 7명의 선수가 구슬 땀을 흘리고 있다.

“학생 신분이니까 수업이 기본이죠.”

학생 체육인답게 이들의 하루 일과는 수업으로 시작한다. 보통 대회가 없을 때는 매일 수업이 끝나는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기술연습과 실전훈련이 진행된다. 저녁식사 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등 기초체력 훈련을 중심으로 야간훈련이 펼쳐진다. 대회가 있을 땐 오전 7시부터 수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약 1시간 정도 러닝 등 체력훈련도 실시된다. 씨름의 열정이 누구보다 큰 부원들은 내일의 천하장사를 꿈꾸며 매일 반복되는 힘든 훈련을 견디고 있다.

과거 씨름 명문이던 청주동중 씨름부는 한때 지도자 문제로 홍역을 겪었다. 이 때 뒤숭숭한 씨름부를 다시 추스른 것이 권 감독이다. 2009년 모교에 부임한 권 감독은 후배인 선수들과 소통하며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내부가 안정되자 훈련 집중력도 생겼다. 노력의 결실은 그해 창단 첫 우승(23회 전국시도대항장사씨름대회)으로 나타났다.

“화목한 분위기가 성적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청주동중 씨름부는 매년 한 차례 이상 전국대회 결승전에 올라섰고 6번의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는 창단 이래 처음으로 출전 가능한 4차례의 전국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18회 증평인삼배전국장사씨름대회에 이어 54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에서 우승, 시즌 2관왕에 올라 ‘씨름 명가(名家) 청주동중’의 이름을 전국에 알렸다.

학교의 지원도 한몫했다. 특히 체육교사 출신의 김홍선 교장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보였다. 이를 통해 지난겨울 전남 구례와 제주도에서 가진 두 차례 전지훈련을 실시, 선수들의 기량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과거 씨름명문이던 청주동중 씨름부가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지난 18일 청주동중 교문에 씨름부의 시즌 2관왕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지난해 첫 임용에 첫 발령된 김경운 지도교사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는 청주동중 씨름부가 화목한 분위기 속에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권 감독과 김 교사는 최근 방학 때 쉬지 못하고 훈련하는 선수들과 청주 미원으로 1박2일 야유회를 떠나기도 했다.

“앞으로는 조금 걱정됩니다.”

각종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청주동중 씨름부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예산이 넉넉지 않고 학원스포츠 정책 변경으로 선수 수급도 지장이 우려된다. 지금의 3학년이 빠져나간 빈 자리를 채우는 것만도 빠듯하다. 현재 청주동중 씨름부의 전체 선수는 단체전 최소인원인 7명. 1명이라도 부상으로 빠지면 단체전은 나가고 싶어도 못 나갈 수밖에 없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면 언제든 뒤집기 한 판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 것이 씨름의 참맛이다. 씨름계 안팎의 힘든 상황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가짐을 이어가겠다”고 외치는 청주동중 씨름부가 앞으로 펼칠 승리의 순간들을 기대해본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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