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때 수위조절 놓고 주민들 “피해 키웠다” 갈등

(괴산=동양일보 김진식 기자)충북을 강타한 폭우 때 수위조절에 실패해 수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괴산수력발전소 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일 낮 12시 10분께 괴산군 칠성면 괴산수력발전소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소장 김모(59)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직원들은 “점심을 먹기 위해 소장실에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아 확인해 보니 사무실 건물 옥상에서 숨져 있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한수원 자원봉사자 10여명과 함께 칠성면 외사리 수해 농가를 찾았다가 주민들과 승강이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김 소장에게 지난 16일 집중호우 때 괴산댐 홍수조절을 잘못해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는 문제점을 제기했고, 서로 욕설이 오가는 등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집중호우가 내릴 당시 괴산댐 홍수조절 등 방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수해를 키웠다는 주민들의 항의를 받자 심적으로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소장이 몸담고 있던 괴산수력발전소는 지난 16일 내린 집중호우 때 홍수 조절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날 댐 방류로 하류 지역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는 큰 피해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평소 전력 생산을 위해 물을 담아두는 괴산댐이 폭우로 저수량이 급증, 한계 수위에 육박하자 급하게 방류를 시작해 피해를 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에 피해를 본 일부 주민들은 괴산댐을 상대로 소송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괴산댐 측은 그동안 적정량의 수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폭우가 내리던 날은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수문을 개방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강수력관제센터 관계자는 “수문 7개를 모두 개방했음에도 수위가 상승한 것은 댐 상류쪽인 청주시 미원면과 괴산군 청천면 일대에 쏟아진 폭우가 초당 2800t 가량 댐으로 유입됐기 때문인데 이는 괴산댐 (방류) 설계용량보다 많은 것”이라며 “당시 직원들은 댐 정상부에 올라가 수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등 적법하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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