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구

먼지 풀풀 날리며 빨간 버스 지나간다

차 허리 탁탁 치며 안내양이 오라∼이

한 줄기 흙 비린내 날린 소나기도 오라∼이

 

닫힌 문이 열리자 쏟아지는 정든 얼굴들

파란 철재 교문 위로 넘어오는 종소리에

황톳빛 발걸음들이 다급하게 달려갔던

 

단벌 운동화도 그땐 마냥 좋았었지

버드나무 옛 정류장 만삭의 배 내밀듯이

토란잎 꺾어 든 아이들 총총히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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