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주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조성되는 SK하이닉스 M15공장 신축공사에 투입된 레미콘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레미콘을 실어 나르고 있다. 이곳 M15 공사현장에는 하루 800여대의 레미콘 차량들이 투입돼야 하지만 청주·공주·세종 레미콘운송자연합회가 8·5근무제를 시행하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조석준>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SK하이닉스가 2조2000억원을 들여 청주테크노폴리스(청주TP) 산업단지 내 23만4000㎡에 조성하는 M15공장 신축공사에 들어갈 막대한 양의 레미콘을 제때 공급받지 못해 공사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레미콘운송자연합회 ‘8시 출근 5시 퇴근’제도 강행

레미콘업체, 물량 넘치는데도 공급 어려워 ‘발동동’

 

하루 5000루베(㎥), 총 130만 루베의 레미콘이 필요한 M15 공사현장에는 6루베의 레미콘을 담을 수 있는 레미콘차량 800여대가 매일 투입돼야 하지만 민주노총 소속의 청주·공주·세종 레미콘운송자연합회가 8·5(오전 8시 출근, 오후 5시 퇴근)근무제 시행을 강행하면서 원하는 양의 레미콘을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보통 레미콘회사 한 곳에서 1년 동안 생산되는 레미콘 양은 20만~30만 루베 정도며, 2500세대 아파트의 경우 35만 루베의 레미콘이 필요하다.

즉 M15 공사현장에 공급되는 레미콘 양은 5~6개 레미콘회사에서 1년간 꼬박 생산, 납품해야하고 2500세대 아파트 4개 단지를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레미콘 업계에선 모처럼 잡은 큰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레미콘차량 운송기사들의 8·5 근무제에 발목이 잡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더욱이 SK하이닉스 입장에서도 공기가 늦어질수록 회사의 신뢰도와 경쟁력에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자칫 분사된 직원들을 구제할 기회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에 SK하이닉스는 부족한 레미콘을 공급받기 위해 레미콘협의회와 2시간 운송연장 근무를 협의 중에 있다. 또 턱없이 부족한 수량을 채우기 위해 재료저장, 계량장치, 믹서, 혼합한 콘크리트의 배출장치 등을 기능적으로 결합한 콘크리트 제조설비인 배처플랜트(batcher plant)를 제작, 설치해 현장에서 직접 레미콘을 공급할 계획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신축공사와 같은 대형공사가 매년 있는 것도 아닌데 가둬놓은 물고기도 잡지 않는 까닭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부분의 레미콘업체에선 철야작업이라도 해서 주문량을 맞추고 싶어 하지만 레미콘운송자연합회의 8·5근무제로 인해 한숨만 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강국모 SK하이닉스 노조위원장은 “건설노조에서 근무시간에 따른 노동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8·5근무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 입장에선 하루빨리 공장이 완공돼야 분사된 직원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어 매우 난감하다”며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조합원들의 고통도 심해지기 때문에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착공해 현재 기초공사가 한창인 M15공장은 SK하이닉스가 주력인 낸드플래시(nand flash)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총 사업비 15조5000억원을 투입, 2019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중 건축공사를 마무리하고 클린룸을 포함해 장비와 배관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낸드플래시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M15 공장에는 수많은 첨단 장비로 채워질 예정이며 장비의 1대 가격은 수백억~수천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계속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의 한 형태로서 최근 스마트폰, 컴퓨터(SSD), 디지털카메라, 3D 제품 같은 IT기기의 저장장치로 쓰이고 있다. 앞으로 빅데이터, IT기기 성능 향상 등 ICT 환경의 고도화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향후 5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25년까지 모두 15조5000억원을 투자할 M15공장이 가동되면 향후 10년간 48조40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1만4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 또 SK하이닉스 투자로 인한 경제효과는 향후 지역내총생산(GRDP) 창출액이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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