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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 패배자 홍준표와 유승민의 차이 <김영이>

기사승인 2017.05.30  21: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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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동양일보 김영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무서울 정도로 잘 한다’는 평을 했다.

그의 말에 공감이 가는 이유는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야당의원의 신분으로 여당의원들도 하지 못하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근래들어 우리 정치권에서 보기 드문 사이다 발언이 아닌가 싶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우리는 희한한 일을 목격했다. 조폭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막말이 후보자 입을 통해서 쏟아져 나오는 데도 국민 일부는 열광했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의 입에서 과격하고 상식 밖의 발언이 끊이지 않는데도 그에게 적지 않은 표를 줬다. 아무리 진영 논리에 함몰돼 “난 이 당 사람 아니면 절대 안돼”라고 하더라도 대통령 선거판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 사람에게 그 정도 표를 몰아줬다는 것은 그저 놀라울 뿐이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 시작은 화창하다.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시작부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야 4당 지도부를 찾아가고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지명 및 임명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대선 당시 마크맨이었던 기자들과 함께 산행을 하고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기술직 직원들과 식사를 같이 했다. 식판을 직접 든 모습도 신선했다.
권력기관을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고 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북핵 해결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꼽고 사드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해 더 이상 좌빨이 아님을 보여줬다.
또 국민들과 셀카 찍는 대통령의 유연한 모습은 보는 국민들을 흐뭇하게 했고 참모진과의 오찬자리에서 비서가 재킷을 받아주려고 하자 “옷 정도는 제가...”하며 직접 의자에 옷을 걸었다. 이어 참모들과 커피를 들고 경내를 산책하는 모습이나 인천국제공항을 찾아가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직원 앞에서 강조하는 모습은 되레 눈에 익숙치 않은 광경이었다.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는 김소형씨가 추모글을 읽을 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고 추모사를 마친 김 씨를 뒤쫓아가 안으면서 격려하는 장면은 이전 정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여야 5당 원내대표 초청자리에서는 미리 나가 (대표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명찰도 패용하지 않았다. 국정교과서 폐지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지시, 세월호 희생자 기간교사 순직인정 지시도 이어졌다. 대통령 집무실에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하고 평검사인 윤석열 고검검사를 서울 중앙지검장으로 승진시키며 검찰 개혁의 신호탄을 알렸다.
또 전 정권에서 세 번이나 감사를 했지만 속시원히 밝혀진 게 없는 4대강 사업을 다시 짚어보겠다고 했다. 어제는 사드 발사기 4기 추가 반입 보고 누락에 격노,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이 가운데 일부 업무지시는 적폐청산을 이유로 전 정권이 추진한 사업을 다시 파헤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야권의 반발이 있긴 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84.1%가 말해주듯 문재인 정부의 정책은 일단 국민적 환호기 큰 뒷심이다.
대통령 한명 바꿨을 뿐인데 나라가 활기를 되찾은 느낌이 드는 것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는 이미지 정치일 뿐 문재인 정부가 풀어야 한 난제는 수두룩하다, 사드배치, 북한 핵, 한미 FTA 재협상이 그렇다. 당장은 안정적 국정을 위해 국무총리부터 장관까지 인준을 받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 정부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했다. 그들이 잘 되도록 돕는 것은 비난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과 나라를 위한 길이다. 역시 여기엔 여·야, 진·보가 따로 없다.
그런데 나라를 잘 이끌어 국민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고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의 다른 행보를 보면 속은 기분이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적인 개혁조치를 찬성하고 검찰 개혁 등 박수 쳐 드릴게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장전입 등이 불거진 매끄럽지 못한 인사에 대해선 직접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달랐다. 아직도 선거때와 같이 좌파와 우파로 편을 가르는데 열심이다. 심지어 좌파들의 우파 궤멸작전 돌입이라느니, 바른정당을 위성정당으로 만들어 우파를 분열시키고 사정을 매개로 자유한국당을 흔들 것이라느니 막말은 진행형이다. 어찌보면 그렇게 해 달라고 길을 가르쳐 주는 것 같다.
패자는 말이 없다. 막말로 합리적 보수에 먹칠을 하고 다른 국민들을 피곤하게 하라고 표를 준 게 아니다. 국민을 생각하고 양심이 있는 정치인이라면 이젠 말 좀 가려 할 때가 안됐나.   

동양일보 dynews@dynews.co.kr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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